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外人 한달간 삼성전자만 ‘2조 쇼핑’

by 나의전부 나의선물 2023. 12. 4.
반도체지수 17%대 강세
외국인투자금 97% 삼성·하이닉스
장초반 하이닉스 52주신고가 경신


연말 ‘산타 랠리’ 가능성을 둘러싼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리지만 반도체 관련주가 강세를 달린다는 분석만큼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이 사들인 상위 종목만 살펴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편식이 뚜렷하다. 반도체 수출 회복세에 대형 반도체 기업이 메모리 감산 효과에 힘입어 실적 반등에 나선다는 전망까지 맞물리면서 당분간 반도체 대형주 쏠림 현상은 더 강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 50개로 구성된 KRX 반도체 지수는 최근 한달간(11월 1일~12월 1일까지) 17.63% 올라 전체 28개 KRX지수 중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KRX 기계장비(20.27%)로, 최근 반등세로 돌아선 2차전지와 조선주 등 여러 관련주가 담겼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 테마의 상승세도 이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9.97% 오른 코스피 상승률도 훌쩍 뛰어넘는다.

반도체 관련주을 향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러브콜도 두드러졌다.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5위권 중 3개가 반도체주였다. 이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7760억원을 사들였는데, 이 중 삼성전자 한 종목만 2조원(1위·1조993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2위·7200억원)까지 합치면 투자금의 97.7%가 양대 반도체주에 쏠린 셈이다. 나머지 한 곳은 코스닥시장의 반도체 장비 기업인 HPSP(4위·2520억원)로 하이브(3위·3350억원) 다음으로 많이 사들였다.

이와 달리, 순매도 상위 5위 종목에 일제히 2차전지 관련주가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4110억원)·포스코홀딩스(-4000억원)·포스코퓨처엠(-3470억원)·LG화학(-2600억원)·에코프로머티(-1360억원) 순으로 팔아치웠다. 지난달 6일 금융당국이 공매도 거래를 전면 금지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지만, 외국인도 국내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세만큼은 확실하다고 보고 서둘러 사재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오전 장 초반 SK하이닉스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13만4600원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처럼 반도체 중심의 대형주 쏠림 현상도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11월 코스피 지수가 10% 넘게 반등하는 상황에서도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온도 차는 뚜렷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끄는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11.42% 올랐지만 코스피 시총 101~300위에 해당하는 코스피 중형주(8.5%)는 지수 상승폭을 쫓아가지 못했다. 시총 301위부터 그 이하 종목이 담긴 소형주 지수는 5.25% 오르는 데 그쳤다. 소형주 지수는 올 1월에도 6%대 상승세를 기록한 바 있다.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역시 반도체 테마가 휩쓸고 있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SOL 반도체소부장Fn(22.69%) ▷TIGER 일본반도체FACTSET(20.79%)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20.49%) 등은 20%대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AI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늘자 운용사들도 내년 상반기 국내 유망 ETF에 일제히 반도체 테마를 꼽는다. 국내 양대 운용사가 추천한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와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의 경우, 지난달 21일 동시 상장한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각각 120억원, 171억원어치 총 291억원 사들일 만큼 인기몰이 중이다.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 반도체 중심의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산타랠리와 함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지만 증권가에선 지난달 증시가 급등한 만큼 조정 가능성을 전망하는 분석도 많다. 이에 불확실성을 관리 차원에서 실적 개선 전망이 뚜렷한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투심이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기업이익의 선봉장에 있는 업종은 단연 반도체다. 다만, 반도체 이익 개선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기대감이 아니다”라며 “최근 이익 사이클이 개선되고 있는 건강관리·미디어·필수소비재도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유혜림 기자

유혜림 forest@heraldcorp.com

댓글